
한눈에 보는 핵심 5가지
- 여기어때는 '여행할 때 여기어때' 메시지와 여기어때 송을 6년째 이어오고 있다. 2026년 8월 MAX Summit에서 여기어때 강석원 팀장이 그 전략적 배경을 처음으로 자세히 공개했다.
- 여행 플랫폼은 같은 숙소를 여러 앱에서 살 수 있어 기능·가격 경쟁만으로는 소비자 충성도를 쌓기 어렵다. 소비자가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유는 대개 '편해서'나 '혜택이 괜찮아서'다.
- 여기어때의 전략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지'를 매번 구분하는 것이다. 노래와 핵심 메시지는 지키고, 모델·여행지·캠페인 콘셉트는 시즌마다 소비자 관심사에 맞게 바꿔왔다.
- 브랜드 자산은 '좋은 사골'과 같다. 여러 번 우려도 계속 맛을 내듯, 잘 만든 브랜드 자산은 반복해서 써도 힘이 줄지 않고 오히려 쌓인다.
- 여기어때는 브랜디드 콘텐츠의 한계를 넘기 위해 브랜드명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오리지널 IP 채널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6년 동안 같은 광고 노래를 써도 되는가"는 마케터라면 내부에서 한 번쯤 논란이 될 법한 질문이다. 여기어때는 그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왔고, 6년의 반복으로 그 답을 증명하고 있다. 새로운 것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통념이 언제나 옳은 건 아니다.
여행 플랫폼이 브랜드가 되기 어려운 이유
여행 플랫폼은 기능과 가격 경쟁만으로는 소비자 충성도를 만들기 어렵다. 같은 숙소를 어느 앱에서나 살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로 남으려면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숙소를 예약할 때 사람들은 여러 플랫폼을 비교한다. 같은 호텔이라도 어디가 더 저렴한지, 쿠폰은 어느 앱에 더 많은지 꼼꼼히 따진다. 그런데 어느 여행 플랫폼을 가장 좋아하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기어때 강석원 팀장은 2026년 8월 MAX Summit에서 이 현상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소비자가 여기어때를 이용하는 이유는 브랜드 자체를 좋아해서라기보다 편해서, 혜택이 괜찮아서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여행 플랫폼에는 특정 앱에서만 살 수 있는 독점 상품이 많지 않다. 예약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더 좋은 조건이 생기면 소비자는 주저 없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한다.
이 문제는 여행 플랫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능과 혜택이 비슷한 경쟁자가 많은 산업이라면 어디서든 나타나는 구조다. 제품처럼 물성이 없고 콘텐츠가 여러 플랫폼에 공통으로 올라와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브랜드에 충성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때 기능과 가격 경쟁만 이어가는 브랜드는 소비자 기억 속에 자리를 잡지 못한다. 그렇다면 기억 속에 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어때가 찾은 답은 브랜드 자산을 쌓는 것이었다.
6년째 같은 노래를 쓰는 진짜 이유
반복은 브랜드 자산을 쌓는 가장 강한 방법이다. 소비자가 특정 노래를 들으면 자동으로 브랜드를 떠올리는 순간, 광고비만으로는 살 수 없는 자산이 생긴다.
강석원 팀장은 브랜드 자산을 좋은 사골에 비유했다. 여러 번 우려도 계속 맛을 내는 사골처럼, 잘 만든 브랜드 자산은 반복해서 사용해도 힘이 줄지 않는다. 오히려 쌓일수록 더 강해진다.
여기어때가 원하는 순간은 소비자가 여름이 오면 자연스럽게 여기어때 송을 떠올리는 것이다. 특정 계절이나 상황에서 브랜드가 머릿속에 먼저 들어오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런 연상 작용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수년간 같은 메시지를 반복해야 비로소 소비자 기억 속에 자리를 잡는다.
그렇다고 여기어때가 검토 없이 반복하는 건 아니다. 소비자가 피로감을 느끼지는 않는지, 브랜드 인덱스 조사에서 반응은 어떤지, 경쟁사와 비교해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지를 매번 확인한 뒤 계속 사용할지 결정한다. 익숙하니까 그냥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효과를 검증하며 유지하는 선택이다.
광고 업계에서는 같은 광고를 계속 돌린다는 것 자체를 창의성의 부재로 보는 시각이 종종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모델, 새로운 콘셉트가 좋은 마케팅의 조건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여기어때의 사례는 다른 질문을 던진다. 이번 캠페인이 브랜드에 무엇을 남기는가가 무엇을 보여주는가보다 더 중요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일관성이란 모든 것을 똑같이 하는 게 아니다
핵심 자산인 메시지와 노래는 지키되, 모델·여행지·콘셉트는 매 시즌 소비자의 관심사에 맞게 바꾼다. 이것이 여기어때가 말하는 일관성이다.
여기어때는 6년 동안 같은 노래를 쓰면서도 캠페인을 완전히 똑같이 반복하지는 않았다. 해외여행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일 때는 외국인 모델을 기용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커진 시기에는 여행 예능 출연자들을 모델로 내세웠다. 겨울 시즌에는 식도락 여행을 캠페인 주제로 삼았으며, 국내 여행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자 국내 여행에 집중한 캠페인을 선보였다.
가장 최근 캠페인에서는 여기어때 송이 등장하는 타이밍도 바꿨다. 예전처럼 광고 초반부터 노래를 틀지 않고, 시작하고 약 10초가 지나서야 노래가 나오도록 구성했다. 같은 자산을 쓰면서도 소비자가 경험하는 방식을 달리한 것이다.
이 방식은 브랜드가 직면하는 오래된 딜레마를 푸는 실용적 답이다. 기존 자산을 계속 쓰면 안전하지만 식상해 보일 수 있고, 완전히 새로운 시도는 신선하지만 기존 브랜드와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여기어때의 해답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다. 무엇을 지켜야 할지 알면, 무엇을 바꿔도 되는지도 더 명확해진다.
조회수 너머, 콘텐츠가 IP가 되는 단계
채널의 조회수보다 콘텐츠 자체가 하나의 IP로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여기어때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방향을 확장한 이유다.
여기어때는 오랫동안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며 성과를 쌓아왔다. 하지만 동시에 조회수는 일정 수준에서 정체되고 제작 비용은 계속 늘어나는 문제를 경험했다. 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 채널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여기어때라는 브랜드명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다.
목표는 명확했다. 채널의 구독자 수나 조회수보다, 콘텐츠 자체가 하나의 IP(지식재산)로 성장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그 콘텐츠를 보면서 여행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들고, 그렇게 쌓인 IP를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방향은 여기어때 송을 6년간 쌓아온 원칙과 결이 같다. 한 번의 캠페인이 아니라 반복과 축적을 통해 소비자 기억 속에 자리를 만든다. 방법의 형태는 달라지지만, 브랜드 자산을 쌓는다는 방향은 변하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Q. 브랜드 자산이란 정확히 어떤 개념인가요?
A. 브랜드 자산은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에 부여하는 추가적인 가치다. 기능·가격이 비슷해도 특정 브랜드를 더 신뢰하거나 자연스럽게 먼저 떠올리게 되는 인식이 쌓이면, 그것이 브랜드 자산이 된다. 마케팅 활동이 반복될수록 쌓이고, 경쟁사가 단기간에 따라올 수 없는 방어막이 된다.
Q. 광고비가 적은 작은 브랜드도 이 방식을 쓸 수 있나요?
A. 브랜드 자산 쌓기는 예산보다 일관성의 문제다. 핵심 메시지와 시각적·청각적 요소를 하나 정해 꾸준히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생긴다. 예산이 적을수록 매번 새로운 콘셉트를 만들기보다 하나를 반복하는 전략이 더 자원 효율적일 수 있다.
Q. 브랜드 자산이 오히려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나요?
A. 있다. 브랜드 이미지가 특정 제품군이나 고객층에 너무 강하게 묶이면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할 때 걸림돌이 된다. 여기어때가 해외여행·식도락 여행 등 소비자 관심사 변화에 따라 세부 표현을 계속 조정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자산을 지키되 너무 좁게 가두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Q. 브랜드 자산 전략의 가장 큰 위험은 무엇인가요?
A. 단기 성과가 바로 보이지 않아 내부에서 변경 압박이 생기는 것이다. 새 캠페인을 내보내면 신선함으로 주목받지만, 기존 자산을 유지하면 또 그 광고냐는 반응이 올 수 있다. 여기어때는 브랜드 인덱스 조사와 경쟁사 비교로 효과를 검증하며 유지 여부를 결정해왔다. 데이터 없이 관성으로만 반복하는 것과는 다르다.
브랜드는 쌓이는 것이다
여기어때가 6년 동안 같은 노래를 지켜온 것은 변화에 둔감해서가 아니다. 무엇이 쌓여야 하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모델도 바꾸고 콘셉트도 바꾸고 노래가 등장하는 타이밍도 바꾸면서,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여행할 때 여기어때라는 메시지와, 그 메시지를 담은 노래다.
AI가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시대일수록 이 원칙의 가치는 커진다. AI가 금방 만들어낸 콘텐츠는 소비자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다. 반면 특정 계절에 귀에 맴도는 노래, 특정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브랜드 메시지는 수년간의 반복이 없으면 만들어지지 않는다.
브랜드는 한 번의 캠페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반복되고 변주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 기억 속에 하나씩 쌓여간다. 무엇을 오래 쌓아갈지 선택하는 것, 그것이 브랜드 전략의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