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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노포·손편지가 다시 뜨는 이유, Z세대 '근본이즘' 소비 트렌드

MIXMAX 트렌드 리서치2026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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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노포·손편지가 다시 뜨는 이유, Z세대 '근본이즘' 소비 트렌드
한눈에 보는 핵심 5가지
  • 사주풀이와 액막이 명태, 다이소의 전통 상품처럼 오래된 민속과 전통을 다시 소비하는 흐름이 또렷해지고 있다.
  • 삼양1963 재출시와 노포·야장의 인기처럼, 오랜 세월을 견딘 정통성이 유사품과 구별되는 값으로 작동한다.
  • 필름 카메라와 손편지 구독 서비스처럼,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없는 손맛과 사람의 흔적이 귀한 대접을 받는다.
  • 미국 Z세대 성인 80%가 기술 과의존을 걱정할 만큼, 불안한 시대일수록 변치 않는 근본에서 안정감을 찾는다.
  • 마케터는 브랜드의 역사와 원조성, 사람의 손길을 꺼내 '진짜'라는 메시지로 연결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

봄이면 산은 늘 붐비지만, 요즘은 풍경이 조금 다르다. 등산화를 신은 젊은이들이 정상이 아니라 '기운 좋은 명당'을 찾아 오른다. 사주에 맞는 산을 고르고, 개운 명당으로 불리는 호텔 라운지를 일부러 들르기도 한다. 운을 모으러 다니는 이 장면은 단순한 미신 취미가 아니다. 변치 않는 옛것에서 안정감을 찾으려는 소비 흐름, 이른바 근본이즘의 한 단면이다.

젊은 세대가 다시 옛것에 빠져드는 이유

근본이즘은 변치 않는 '진짜'에서 안정감과 의미를 찾으려는 소비 흐름이다.

여기서 말하는 근본은 단순한 복고와 다르다. 요즘 세대가 즐기는 복고, 이른바 뉴트로는 옛 감성을 새롭고 재미있게 비트는 데 방점이 있다. 반면 근본은 옛 느낌의 재현을 넘어, 시대가 흘러도 인정받아 온 '진짜'에 더 가깝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관람객이 몰리고 유물을 본뜬 굿즈가 꾸준히 팔리는 것, 세계문학전집 완독에 도전하는 사람이 느는 것도 같은 결이다. 전통과 고전, 아날로그는 모두 변치 않는 근본이라는 가치로 이어진다.

전통과 민속이 굿즈가 되어 돌아왔다

첫 번째 근본은 오랫동안 외면받던 전통과 민속신앙을 다시 소비하는 흐름이다.

액운을 막는다는 액막이 명태가 집들이와 개업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잡귀를 쫓는다는 소금단지가 굿즈처럼 팔린다. 사주풀이도 마찬가지다. 결과를 믿느냐와 무관하게, 자신과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도구로 쓰인다.

유통 현장은 이 흐름을 빠르게 읽었다. 다이소는 2023년 백자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한 상품을, 2024년에는 한글 시리즈, 2025년에는 자개 콘셉트 상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그중 자개 모양 스티커는 재입고 알림 신청이 2만 건을 넘을 만큼 반응을 얻었다. 소비자가 전통 코드에서 원하는 것은 완벽하게 복원된 옛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감성과 의미다.

왜 노포와 원조가 더 힙해졌을까

두 번째 근본은 세월을 견딘 정통성, 즉 원조가 만들어 내는 차별화다.

새 제품이 끝없이 쏟아질수록, 유사품이 가질 수 없는 역사성은 그 자체로 값이 된다. 삼양식품은 국내 첫 라면이라는 정통성을 앞세워 삼양1963을 다시 내놓았다. 이 제품은 1989년 우지 파동으로 단종됐다가, 36년 만에 다시 우지를 써서 그때의 맛을 되살렸다.

외식에서도 원조가 대접받는다. 젊은 소비자에게는 잘 꾸민 '인스타 감성' 가게보다 오래된 노포가 더 힙한 곳으로 통한다. 사진 속 감성은 얼마든지 연출할 수 있지만,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노포의 역사성은 급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포와 함께 야외에서 먹고 마시는 야장도 인기를 끌면서, 주변 야장을 찾아 주는 야장맵까지 등장해 빠르게 사용자를 모으고 있다.

AI가 흔할수록 손맛이 귀해진다

세 번째 근본은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없는, 사람만의 손맛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자, 역설적으로 촬영에서 성능의 비중은 줄었다. 대신 필름을 끼우고 셔터를 누르는 감각 같은 경험이 중요해졌다. 노이즈가 끼거나 흔들린 사진처럼 완성도가 떨어지는 결과물을 오히려 특별하게 여기는 사람도 늘었다.

미국에서는 손편지가 다시 인기다. 문자와 이메일만 써 온 세대가 직접 펜을 들고 우표를 붙인 편지에서 매력을 느낀다. 월 구독료를 내면 시나 일러스트를 담은 손편지를 만들어 보내 주는 서비스까지 생겼다. 배경에는 기술에 대한 피로가 깔려 있다. 미국 Z세대 성인 80%가 자기 세대는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답했다. 기술 속에 살면서도, 기술 이전의 삶을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다.

마케터는 근본이즘을 어떻게 쓸까

마케터에게 근본이즘은 브랜드의 역사와 원조성을 자산으로 다시 보라는 신호다.

새것과 빠름을 강조하던 메시지를 잠시 내려놓고, 오래됨이 주는 신뢰를 꺼낼 차례다. 점검할 지점은 비교적 분명하다.

  • 우리 브랜드에 내세울 만한 역사나 원조 스토리가 있는지 다시 살핀다.
  • 제품의 정통성을 증명할 시간·기록·원형을 찾아 콘텐츠로 풀어낸다.
  • 완벽하게 다듬은 이미지 대신, 사람의 손길과 흔적이 느껴지는 경험을 설계한다.

중요한 것은 옛것을 흉내 내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다. 소비자가 근본에서 사려는 것은 형태가 아니라 변치 않는 '진짜'라는 감각이다. 그 감각을 정직하게 전할 때, 오래됨은 낡음이 아니라 가장 선명한 차별점이 된다.

자주 묻는 질문

Q. 근본이즘은 Z세대만의 흐름인가, 다른 세대도 함께 움직이는가?

A. 옛것을 다시 찾는 소비는 불안과 변화가 클 때 세대를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다만 디지털이 익숙한 Z세대일수록 기술이 주지 못하는 가치를 일부러 찾아 나선다는 점에서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흐름의 강도가 세대마다 다를 뿐이다.

Q. 업력이 짧은 작은 브랜드도 근본이즘을 활용할 수 있는가?

A. 충분히 가능하다. 창업자의 신념, 제품을 만드는 원칙, 손으로 다듬는 과정처럼 사람의 진심을 보여 주는 것도 근본의 한 형태다. 오래된 역사가 없다면 정직한 과정과 일관된 태도로 정통성을 차곡차곡 쌓아 가면 된다.

Q. 이 흐름은 잠깐의 유행인가, 얼마나 이어질까?

A. 옛것을 찾는 움직임은 사회가 불안하거나 변화가 빠를 때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 확산으로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흐려질수록 근본의 희소성은 오히려 커진다. 당분간은 유효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Q. 근본이즘은 B2B 마케팅에도 적용되는가?

A. 적용된다. 기업 간 거래에서는 업력과 납품 이력, 오래 지킨 품질 기준이 곧 정통성이다. 화려한 신기술 메시지보다 오래 신뢰받아 온 근거를 보여 주는 편이 의사결정자에게 더 강하게 작동한다.

변하지 않는 것이 가장 강한 무기다

트렌드는 늘 균형을 잡아간다. 새롭고 신기한 것만 좇는 흐름이 한쪽으로 쏠리면, 반대편에서는 변치 않는 것을 다시 찾는 움직임이 일어난다. 근본이즘은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고 사람의 일이 기술로 대체되는 시대에 나타난 자연스러운 반작용이다. 새것이 흔해질수록 근본은 더 희소해지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열쇠가 된다. 브랜드가 쌓아 온 시간과 사람의 손길을 어떻게 꺼내 보일지, 이제 진지하게 고민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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