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눈에 보는 핵심 5가지
- 크게 성장하는 기업들은 판매 이후에도 고객이 제품을 더 자주, 더 많이 사용하도록 돕는 데 투자한다. 판매는 관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 에어비앤비는 창업 초기 창업자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숙소를 무료 촬영해 줬다. 공급자의 병목을 없애자 결제율이 올라갔고, 지금은 이 서비스가 유료로 전환됐다.
- 메디큐브는 뷰티 디바이스를 서랍에 방치하는 고객 문제를 앱으로 해결했다. AGE-R 앱은 2026년 기준 누적 다운로드 150만, 월간 실제 이용자(MAU) 30만 명을 돌파했다.
- 미드저니는 사용자가 만든 AI 이미지 중 우수작을 골라 종이 잡지로 발행한다. 영감을 잃은 고객이 다시 창작을 시작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크레딧 소비도 늘어난다.
- 클레이는 고객이 실제 세일즈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온라인 대학을 운영하고 과제용 크레딧 200개를 추가 지원한다. 교육을 열심히 들을수록 제품을 더 많이 쓰게 되는 구조다.
광고비를 충분히 쏟았고, 제품도 탄탄하고, 프로모션도 준비했는데 왜 성장이 예상만큼 나오지 않는 걸까.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의 마케팅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판매 이후에도 고객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데 기꺼이 투자한다는 점이다.
판매 이후에도 마케팅이 필요한 이유
크게 성장하는 기업들은 고객이 제품을 더 자주, 더 많이 사용하게 하는 것을 마케팅의 목표로 삼는다.
일반적인 마케팅은 판매를 기준으로 끝난다. 광고로 인지도를 높이고, 할인과 이벤트로 전환율을 올리고, 판매가 완료되면 다음 고객 획득으로 방향을 돌린다. 이 방식은 새 고객을 계속 데려와야 하고, 기존 고객이 이탈해도 뒤늦게 알게 된다.
반면 고객이 제품을 구매한 후에도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돕는 기업들은 다른 성장 사이클을 만든다. 고객이 제품을 통해 성과를 내면 재구매 주기가 빨라진다. 만족한 고객은 주변에 추천하고, 추천을 받은 새 고객이 별다른 광고비 없이 유입된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새 고객을 획득하는 비용보다 훨씬 적다는 점도 중요하다.
고객은 제품이 아니라 그 제품을 통해 얻게 될 결과를 기대하고 구매한다. 결국 그 결과를 실제로 만들어주는 기업이 시간이 갈수록 앞서간다. 아래 7개 브랜드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 원칙을 실행에 옮겼다.
구매 직후 경험을 개선하다 — 에어비앤비와 메디큐브
고객이 제품을 처음 쓸 때 겪는 병목을 없애주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에어비앤비 — 무료 사진 촬영으로 결제율을 높이다
에어비앤비는 창업 초기 사람들이 숙소를 결제하지 않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사진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방을 등록한 공급자들이 직접 찍은 사진은 신뢰하기 어려운 품질이었다. 창업자들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여러 도시를 돌며 무료 촬영 서비스를 제공했다.
숙소가 좋아 보이면 수요자가 결제하고, 결제가 늘면 공급자도 수익을 올린다. 고객 양측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면서 결제율이 올라갔다. 이 사진 촬영 서비스는 지금은 유료로 전환됐다. 무료 서비스로 병목을 없애고, 검증 뒤 유료화해 추가 수익을 만드는 패턴이다.
메디큐브 — 앱으로 제품 방치를 막다
메디큐브는 뷰티 디바이스를 구매한 뒤 초반에만 쓰다가 서랍에 방치하는 고객이 많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GE-R 앱을 개발했다. 앱에서는 사용자끼리 소통하는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고, 출석 체크·주간 챌린지 같은 리워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고객이 꾸준히 디바이스를 사용하도록 돕는다.
2026년 기준 이 앱의 누적 다운로드는 150만, MAU(한 달에 한 번 이상 실제로 앱을 연 사용자 수)는 30만 명을 돌파했다. 고객의 성공을 돕기 위해 만든 앱이 신제품 소개와 소모품 구매 제안을 위한 마케팅 채널이자 데이터 자산이 됐다.
제품을 더 자주 쓰게 만드는 콘텐츠 — 윌리엄스 소노마와 네스프레소
콘텐츠로 제품의 활용 범위를 넓히면, 고객의 사용 빈도와 재구매율이 함께 올라간다.
윌리엄스 소노마 — 제품이 빛나는 레시피를 만들다
윌리엄스 소노마는 스탠드 믹서, 아이스크림 메이커 같은 특수 주방 도구를 파는 미국 브랜드다. 이 회사는 자사 도구를 썼을 때 효율이 크게 올라가는 요리들로만 구성된 레시피 콘텐츠를 웹사이트에서 제공한다.
고객은 레시피를 보며 그 요리를 손으로 만들기엔 시간과 힘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제품 구매를 결심한다. 구매 후에는 같은 레시피를 보며 더 빠르고 쉽게 원하는 요리를 만들어낸다. 판매 전 설득과 판매 후 활용을 하나의 콘텐츠로 동시에 담당하는 구조다.
네스프레소 — 새로운 취향으로 소비 주기를 앞당기다
네스프레소는 캡슐 2~3개를 써야 하는 다양한 음료 레시피를 콘텐츠로 제공한다. 고객은 매일 마시는 뻔한 커피 대신 새로운 맛의 음료를 만들어볼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캡슐 소비 속도가 자연스럽게 빨라진다. 고객의 제품 경험을 더 즐겁게 만드는 동시에 재구매 주기를 줄이는 방식이다.
충성 고객이 새 고객을 만든다 — 미드저니, 클로드, 클레이
기존 충성 고객을 인정하고 권한을 부여하면, 그들이 새로운 고객을 만드는 구조가 생긴다.
미드저니 — 사용자 작품을 잡지로 만들다
미드저니는 사용자들이 직접 생성한 AI 이미지 중 뛰어난 작품을 선별해 종이 잡지로 발행한다. 아이디어가 떨어져 서비스를 잘 쓰지 않던 고객들은 이 잡지에서 영감을 얻어 다시 창작을 시작한다. 잡지에 자기 작품이 실린 고객은 강한 소속감을 느끼고 충성 고객이 된다.
다시 선정되고 싶다는 동기로 더 많은 이미지를 만들면서 크레딧 소비도 늘어난다. 고객의 성과를 인정하는 것이 브랜드 수익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다.
클로드 — 충성 고객에게 권위를 부여하다
클로드(Claude, AI 어시스턴트 서비스)는 일부 우수 고객이 자신이 사는 도시에서 모임을 주최할 수 있도록 운영 비용과 크레딧을 지원한다. 비공개 채널을 통해 클로드 직원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기존 고객은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고, 모임에 참여한 새 고객들은 클로드를 더 잘 활용하는 방법을 무료로 배우며 자연스럽게 유료 플랜으로 전환된다. 충성 고객이 충성 고객을 늘리는 구조다.
클레이 — 고객 성공을 위한 온라인 대학을 세우다
클레이(Clay)는 세일즈 자동화 도구다. 이 회사는 고객이 클레이를 활용해 실제 세일즈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온라인 대학을 만들었다. 수강신청을 받고, 매주 라이브 교육 후 과제를 부여하고, 1:1 피드백까지 제공한다. 클레이 이용 고객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고, 과제에 쓸 수 있는 크레딧 200개도 추가로 받는다.
교육을 열심히 들을수록 클레이를 더 많이 쓰게 된다. 직장에서 실제 성과로 이어지면 그 고객은 오래 남는 충성 고객이 된다. 고객의 성공이 쌓일수록 브랜드 신뢰도가 높아지고, 새로운 고객 유입과 전환으로 이어진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객 성공 마케팅은 소규모 기업도 적용할 수 있나요?
A. 규모와 무관하게 적용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 초기처럼 창업자가 직접 고객의 병목을 찾아 나서는 것도 고객 성공 마케팅이다. 자사 제품에 맞는 활용 가이드나 레시피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작은 팀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다. 오히려 자원이 부족할수록 광고보다 고객 한 명의 성공 경험이 더 효과적으로 입소문을 만든다.
Q. 고객 성공 마케팅과 일반 고객 서비스는 어떻게 다른가요?
A. 고객 서비스는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것이고, 고객 성공 마케팅은 문제가 생기기 전에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적극 돕는 것이다. 메디큐브 AGE-R 앱처럼 제품을 꾸준히 쓰게 만드는 환경을 만들거나, 윌리엄스 소노마처럼 제품 활용도를 높이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 그 예다.
Q. 고객이 제품을 더 자주 쓰게 만들려면 어디서 시작해야 할까요?
A. 고객이 제품을 쓰다가 막히는 지점이 어디인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탈퇴·해지 이유 분석, 고객 인터뷰, 사용 로그 분석이 도움이 된다. 병목 지점을 찾으면 에어비앤비처럼 직접 없애거나, 활용 가이드·체크리스트·레시피 콘텐츠를 만드는 방향으로 시작할 수 있다.
Q. B2B(기업 대 기업) 마케팅에도 이 방식이 통하나요?
A. B2B 환경에서는 오히려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클레이가 온라인 대학을 운영하며 고객사 담당자의 업무 성과를 직접 돕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B2B에서는 담당자의 성공이 곧 계약 갱신과 상위 플랜 전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고객 성공에 투자하는 것이 매출로 직결된다.
고객의 성공이 브랜드의 성장이다
에어비앤비가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 나선 이유, 메디큐브가 앱을 만든 이유, 미드저니가 종이 잡지를 찍은 이유는 하나다. 고객이 제품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돕는 것이 결국 브랜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판매를 마케팅의 끝으로 보는 기업과 관계의 시작으로 보는 기업 사이의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진다. 재구매율, 추천 지수, 고객 이탈율에서 먼저 차이가 나고, 결국 광고비 대비 성과에서도 갈린다. 고객이 기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판매 이후에도 힘을 쏟을 때, 그것이 기업을 더 빠르게 성장시키는 방법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