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눈에 보는 핵심 5가지
- 무신사 '무진장 2026 여름 블랙프라이데이'는 AI 공모전으로 캠페인 시작 전부터 소비자를 크리에이터로 참여시켜 1,600여 편의 콘텐츠를 모았다.
- 전국 대학가·에브리타임·인스타그램을 통해 2030 소비자 중 공모전 경험과 포트폴리오에 관심 높은 대학생·취업준비생을 핵심 타깃으로 설정했다.
- 성수동·서울숲 일대 80여 개 매장과 협업 포스터를 세워 '무진장 길'을 조성하고, 부채 쿠폰과 인력거 셔틀로 방문객의 이동 동선을 메가스토어로 유도했다.
- 경쟁사 지그재그가 메가스토어 바로 옆에 앰부시 광고를 붙이자 무신사는 유머로 응수했고, 두 브랜드의 설전이 '무쉰사', '지긁재긁' 밈으로 확산됐다.
- 11일간 누적 거래액 2,830억 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참여형 콘텐츠·공간 마케팅·실시간 소셜 커뮤니케이션을 연결한 통합 캠페인 사례로 평가된다.
경쟁사가 내 행사장 바로 옆 건물에 광고를 붙였다. 무신사의 선택은 정면 대응도, 무시도 아니었다. 유머였다.
소비자를 크리에이터로 만든 AI 광고제
무진장 2026은 소비자가 직접 AI로 광고를 만들어 제출하는 공모전으로 캠페인의 문을 열었다.
무신사의 시그니처 세일 '무진장'은 2022년 첫선을 보인 이후 매년 거래액 기록을 갱신해온 행사다. 2026년 여름 시즌에는 새 오프라인 거점인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개점과 맞물리면서 더 큰 과제를 안고 있었다. 온라인 캠페인의 열기를 오프라인 공간까지 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캠페인의 시작은 'AI 광고제'였다. 무신사는 직접 광고를 만드는 대신, 소비자가 AI를 이용해 광고를 제작하고 제출하는 '무진장 성공 기원 AI 광고제'를 기획했다. 광고의 수용자였던 소비자를 크리에이터로 바꾸는 방식이었다.
핵심 타깃은 2030 소비자 중에서도 공모전 경험과 포트폴리오에 관심 높은 대학생·취업준비생이었다. 전국 대학가에 포스터를 게시하고 인스타그램, 에브리타임을 통해 참여를 이끌었다. 예선 기간 동안 1,600여 편의 AI 영상이 접수됐다.
접수된 영상들은 공모전 콘텐츠를 넘어 SNS에서 자연스럽게 퍼져 나가며 무진장을 알리는 콘텐츠로 기능했다. 참여 자체가 사전 홍보가 되는 구조였다. 심사위원으로는 크리에이터 유병재, 유규선, 원의독백과 AI 크리에이티브 그룹 베이커스(BAKERS)를 참여시켜 화제성과 전문성을 모두 잡았다.
성수동을 통째로 무진장으로 물들이다
행사 기간 성수동 전역이 무진장 캠페인의 무대가 됐다. 공간 자체를 브랜드 경험으로 설계한 결과였다.
공모전으로 온라인 관심을 끌어올린 뒤, 다음 단계는 오프라인 공간이었다. 행사 첫날, 동미자전거음악단의 거리 퍼포먼스로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후 방문객의 이동 동선을 설계하는 공간 마케팅이 본격화됐다. 무신사는 성수동과 서울숲 일대 80여 개 매장·공간과 협업해 포스터를 설치하고 '무진장 길'을 만들었다. 쇼핑이나 식사 등 다른 목적으로 성수를 찾은 방문객도 자연스럽게 메가스토어 쪽으로 이동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여기에 쿠폰이 숨겨진 부채를 배포하고, 방문객을 메가스토어까지 태워 나르는 '무진장 셔틀' 인력거를 운영했다. 메가스토어 앞 '행운을 잡아라' 프로모션도 직접적인 유입 장치로 작동했다.
캠페인을 담당한 광고회사 마스삼공(MARS30)은 "핵심은 성수와 서울숲을 찾은 고객들의 최종 목적지를 메가스토어로 만드는 것이었다"며 "직관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부채 쿠폰과 체험 요소인 무진장 셔틀, 메가스토어 앞 '행운을 잡아라' 프로모션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해 자연스러운 방문 흐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의 공격이 밈이 된 날
이번 캠페인에서 가장 큰 화제를 만든 건 예상 밖의 장면이었다. 경쟁사의 공격을 유머로 받아친 무신사가 결국 더 많은 관심을 가져갔다.
행사 기간, 메가스토어 바로 옆 건물에 경쟁사 지그재그의 옥외광고가 등장했다. 무진장 방문객을 겨냥한 앰부시 마케팅이었다. 앰부시(ambush)란 공식 후원이나 계약 없이 경쟁 행사장 인근에 광고를 배치해 관심을 가져가는 전략으로, '매복 마케팅'이라고도 한다.
무신사는 이를 피하거나 무시하지 않았다. 유머로 응수했다. 지그재그도 재치 있게 받아쳤다. 두 브랜드의 온라인 설전은 '무쉰사', '지긁재긁'이라는 합성어를 만들어내며 MZ세대 사이에서 밈으로 번졌다.
앰부시 마케팅은 공격받는 쪽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경쟁사의 공격이 오히려 두 브랜드 모두에게 자발적인 바이럴을 만들어낸 사례로 회자됐다. 위기를 콘텐츠로 전환하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의 힘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앰부시 마케팅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나요?
A. 일반적으로 공개 장소의 옥외광고는 허용되므로, 단순히 경쟁 행사 근처에 광고를 배치하는 것만으로는 법적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다만 공식 후원사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표현을 쓰거나 상표권을 침해하는 방식이라면 법적 분쟁이 생길 수 있다. 이번 지그재그의 옥외광고는 그런 오인 요소 없이 단순 인근 배치였다.
Q. AI 공모전처럼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캠페인을 작은 브랜드도 활용할 수 있나요?
A. 가능하다. 공모전 형식은 규모보다 참여 동기 설계가 핵심이다.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대학생·크리에이터를 타깃으로 삼으면 예산이 적어도 자발적 참여를 이끌 수 있다. 심사 기준을 명확히 하고 시상 방식에 신뢰감을 줘야 참여 동기가 생긴다는 점은 규모와 무관하게 동일하다.
Q. 공간 마케팅이 온라인 광고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A. 온라인 광고가 클릭과 노출을 목표로 한다면, 공간 마케팅은 방문객의 실제 이동 경로를 설계해 특정 장소로 유도한다. 무진장 캠페인처럼 부채 쿠폰·셔틀·협업 포스터를 동선 안에 배치하면, 이미 성수동에 온 사람을 추가 광고비 없이 메가스토어로 끌어올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브랜드에 특히 효과적이다.
Q. 매년 반복되는 행사의 기대치를 유지하는 방법이 있나요?
A. 무신사가 택한 방법은 고정 포맷(세일 행사)은 유지하면서 매년 하나의 새로운 실험을 추가하는 것이다. 2026년의 실험은 AI 공모전과 메가스토어 오프라인 연계였다. 기본 틀을 바꾸지 않으면서 매년 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기대감을 관리한 사례다.
마케터가 기억할 무진장 2026의 교훈
무진장 2026은 11일간 누적 거래액 2,830억 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수치만큼이나 주목할 건 이 결과를 만든 과정이다.
AI 공모전은 비용 대비 1,600여 편의 콘텐츠를 확보했다. 공간 마케팅은 이미 성수동에 온 사람을 추가 광고비 없이 메가스토어로 끌어들였다. 경쟁사 앰부시는 대응 하나로 바이럴이 됐다.
세 전략의 공통점은 외부 자원을 활용한 확장이다. 소비자·공간·경쟁사라는 외부 자원을 캠페인의 일부로 전환했다. 브랜드가 직접 만드는 광고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낸 사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