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눈에 보는 핵심 5가지
- 방문자 수 기준 상위 50개 AI 앱과 소비자 지출 기준 상위 50개는 크게 어긋난다. 지출 상위 50곳 가운데 29곳은 이용량 순위에 아예 없었다.
- ChatGPT는 웹·모바일 이용량과 미국 소비자 지출에서 모두 1위다. Gemini 대비 웹 방문은 약 2배, Claude 대비로는 약 6배 차이가 날 만큼 격차가 크다.
- AI에 돈을 내는 사람은 아직 소수다. ChatGPT·Gemini·Claude 중 하나라도 유료 구독하는 미국 이용자는 4.5%로, 1년 전 2.1%에서 늘었지만 여전히 낮다.
- 지출은 극단적으로 쏠려 있다. 상위 1%가 전체 AI 지출의 19.5%를 차지하며 월평균 903달러를 쓰는 반면, 유료 이용자 월 지출의 중앙값은 25달러에 그친다.
- 소비자 AI 앱 수익의 84%는 구독에서 나오고 광고는 14%, 거래 수수료는 2%뿐이다. 광고와 개인 에이전트의 구매 대행이 다음 수익 경로로 꼽힌다.
매달 수억 명이 AI 챗봇을 연다. 그런데 그중 돈을 내는 사람은 극히 일부다. 방문자 수로 줄을 세운 1위 앱과 매출로 줄을 세운 1위 앱도 서로 다르다. 유명 벤처투자사 a16z가 10월 5일 공개한 일곱 번째 소비자 AI 보고서는, 겉으로 보이는 이용량과 실제 돈의 흐름이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를 숫자로 보여준다.
방문자 1위와 매출 1위가 다른 이유
이용량 순위와 지출 순위가 어긋나는 것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들르는 앱과 가장 많이 결제하는 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지출 상위 50곳 중 29곳이 이용량 순위 밖에 있었다는 점이다. 많이 방문한다고 많이 결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순위 집계 기준도 서로 다르다. 웹 50위는 방문 수, 모바일 50위는 월 활성 사용자, 지출 50위는 미국 소비자 패널의 실제 결제 관측치를 바탕으로 매겼다.
특히 코딩·자동화·창작 도구는 방문 수만으로는 유료 수요를 가늠하기 어렵다. 가끔 들어가도 한 번 쓸 때 큰돈을 쓰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마케터가 어떤 AI 서비스가 뜨고 있는지 볼 때 트래픽 지표만 보면, 정작 돈이 모이는 영역을 통째로 놓칠 수 있다.
AI 왕좌는 ChatGPT, 격차는 생각보다 크다
ChatGPT는 이용량과 지출 모두에서 1위를 지키며 2위권과의 거리를 크게 벌리고 있다.
격차는 숫자로 보면 더 뚜렷하다. ChatGPT의 웹 방문 수는 Gemini의 약 2배, 모바일 활성 사용자는 약 2.5배다. Claude와 비교하면 각각 약 6배, 약 14배까지 벌어진다. 미국 유료 가입자 기준으로도 ChatGPT는 Claude·Gemini 각각의 약 3배다.
다만 서비스마다 강점은 갈린다. Claude는 웹 방문 3위로 DeepSeek와 Perplexity를 앞섰고, 업무용 고급 이용자에게 강하다. Google은 창작 쪽, OpenAI는 소비자와 기업 양쪽으로 넓게 뻗는 모양새다. 월 100달러 이상 고가 개인 요금제를 쓰는 비중도 Claude가 7.3%로 Google 1.3%, ChatGPT 1.1%보다 눈에 띄게 높다. 전체 이용자는 ChatGPT가 압도하지만, 한 사람이 큰돈을 쓰는 비율은 Claude가 앞선다.
돈 내는 사람은 4.5%, 그마저도 상위 1%에 쏠렸다
AI 유료 시장은 아직 좁고, 그 좁은 시장 안에서도 지출이 상위 극소수에게 크게 쏠려 있다.
ChatGPT·Gemini·Claude 중 하나라도 유료 구독한 미국 이용자는 4.5%다. 1년 전 같은 지표가 2.1%였으니 두 배 넘게 늘었지만, 여전히 스무 명 중 한 명꼴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안의 쏠림이다. 상위 1%가 전체 AI 지출의 19.5%를 차지한다. 하위 절반을 다 합친 16.6%보다 많다.
상위 1%는 매달 평균 903달러를 쓰는데, 유료 이용자 전체의 월 지출 중앙값은 25달러다. 지출액 순으로 사람들을 줄 세웠을 때 딱 한가운데 있는 사람이 쓰는 돈이 25달러라는 뜻이다. 이 큰손들은 코딩·자동화·생산성·창작 도구에 집중적으로 돈을 쓴다. 소비자 AI의 첫 유료 시장이 단순한 대화보다 무언가를 만들고 일을 끝내려는 사람들에게서 먼저 열렸다는 신호다.
마케터가 볼 다음 길목, 광고와 개인 에이전트
소비자 AI의 수익은 아직 구독에 쏠려 있지만, 광고와 거래 수수료가 다음 길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익 모델을 보면 구독이 84%로 가장 많고, 사용량·추가 크레딧이 64%, 광고는 14%, 거래·플랫폼 수수료는 2%에 그친다. 한 서비스가 여러 모델을 함께 쓰기 때문에 합이 100을 넘는다. 추론 비용이 높아 처음부터 직접 과금이 필요했던 탓에 구독이 먼저 자리 잡았다. 하지만 성장 여지가 큰 쪽은 아직 비중이 작은 광고와 수수료다.
보고서는 Muse·Dots·Instinct 같은 개인 에이전트를 주목한다. 문자·메일·통화를 대신 처리하고 구매까지 연결하는 비서형 서비스다. 이런 에이전트가 구매를 중개하기 시작하면 제휴와 거래 수수료로 무료 이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마케터 입장에서 이는 두 가지 숙제를 남긴다. 하나는 커질 AI 앱 안의 광고 지면을 어떻게 활용할지, 다른 하나는 사람 대신 물건을 고르는 에이전트에게 우리 상품이 선택되게 만드는 법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작은 브랜드나 스타트업도 이 시장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을까?
A. 있다. 보고서는 대형 모델과 정면 승부 대신 네 갈래의 차별화 길을 제시한다. 독자 모델로 특정 결과에 특화하거나(Suno·ElevenLabs), 여러 모델을 작업에 맞게 조합하거나(Cursor·OpenRouter), 의료진용 OpenEvidence나 개인정보 보호 중심 Venice처럼 특정 고객층을 파고들거나, Plaud처럼 새로운 기기·인터페이스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Q. 신규 진입이 역대 최소라는데, 시장이 이미 굳어진 건가?
A. 상위권은 분명 공고해지고 있다. 이번 순위의 신규 진입은 11개로 역대 가장 적었다. 다만 지출 상위 50곳 중 29곳이 이용량 순위 밖에 있었다는 점은, 방문자 눈에 잘 띄지 않아도 돈이 도는 틈새가 아직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위권 자리싸움과 틈새 기회가 동시에 존재한다.
Q. AI 앱 안 광고가 늘면 마케팅 비용은 어떻게 될까?
A. 지금은 광고가 전체 수익의 14%로 초기 단계라, 새 지면이 열리는 초반에는 경쟁이 적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선점할 기회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다만 효과가 입증되고 광고주가 몰리면 단가가 오르는 흐름은 기존 매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초기에 테스트로 감을 잡아 두는 편이 유리하다.
Q. 에이전트가 구매를 대신하면 기존 검색·광고는 어떻게 되나?
A. 사람이 직접 검색하고 클릭하는 길목 외에, 에이전트가 후보를 추려 대신 고르는 길목이 새로 생긴다. 그러면 사람에게 노출되는 것만큼이나 에이전트가 우리 상품을 후보로 뽑게 만드는 일이 중요해진다. 상품 정보를 기계가 읽기 쉽게 정리해 두는 준비가 점점 필요해진다.
숫자가 가리키는 다음 국면
소비자 AI 시장은 이용량에서 지출로, 대화에서 실행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 방문자 수만 쫓으면 정작 돈이 흐르는 곳을 놓치기 쉽다. 마케터라면 어떤 AI 도구에 사람들이 지갑을 여는지, 그리고 광고와 에이전트라는 새 길목에서 우리 브랜드가 어떻게 노출될지를 꾸준히 눈여겨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