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트렌드

AI 시대에도 줄 서는 브랜드의 비결, 설빙·테라로사의 고객 시간 설계

MIXMAX 트렌드 리서치2026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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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도 줄 서는 브랜드의 비결, 설빙·테라로사의 고객 시간 설계
한눈에 보는 핵심 5가지
  • AI가 검색·비교·이동을 효율화하는 시대에도 설빙과 테라로사에는 손님이 줄을 선다. 고객이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내게 만드는 경험 설계가 두 브랜드의 공통 전략이다.
  • 설빙은 오프라인 매장을 '미디어'로 운영한다. 메뉴를 소개할 때도 재료의 맛보다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먹을지"를 먼저 상상하며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한다.
  • 테라로사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간판과 굽이진 동선으로 고객이 공간을 직접 탐색하게 만든다. 불편이 브랜드 철학과 연결될 때 그것은 특별한 경험이 된다.
  • 설빙의 'Not To-do List' 핵심은 "빙수를 단순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트렌드가 바뀌어도 이 기준이 '설빙다움'을 유지시킨다.
  • AI가 선택지를 넘쳐나게 만들수록, 브랜드가 던져야 할 '좋은 질문'과 지켜야 할 '기준'이 더 중요해진다. 기준 없이는 AI의 모든 제안에 흔들린다.

여름 주말, 설빙 앞에 길게 선 줄을 보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스마트폰으로 30초 만에 근처 디저트 카페를 찾을 수 있는 시대에, 왜 사람들은 30분씩 기다리며 빙수를 먹으러 오는 걸까. 2026년 MAX SUMMIT에서 설빙과 테라로사의 마케터들이 내놓은 답은 한 단어로 압축된다. '시간 설계'.

AI 효율 시대에 오히려 강해지는 브랜드의 공통점

AI가 정보 탐색과 비교를 대신해줄수록, 고객이 브랜드에 머물 이유를 직접 설계하는 브랜드가 경쟁에서 앞선다.

AI는 고객의 시간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어느 카페가 맛있는지, 어떤 길로 가야 빠른지, 무엇을 먹을지 같은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순식간에 정리해준다. 마케터도 마찬가지다. 시장 조사, 콘텐츠 초안, 캠페인 아이디어를 이전보다 짧은 시간에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효율이 중요한 기준이 된 지금도, 사람들은 한 잔의 커피를 마시기 위해 먼 공간을 찾아가고, 줄을 서서 빙수를 기다리며, 브랜드가 준비한 경험에 기꺼이 시간을 쓴다.

설빙과 테라로사는 그런 브랜드다. 두 브랜드의 공통점은 고객의 시간을 '절약'하는 방향이 아니라 '의미 있게 쓰이는 방향'으로 설계했다는 것이다. 2026년 MAX SUMMIT 세션에서 두 브랜드 담당자는 같은 맥락을 짚었다. AI가 효율을 높여줄수록, 그 효율로 확보된 시간을 고객이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에 기꺼이 쓰도록 만드는 것이 진짜 경쟁력이 된다는 이야기다.

설빙이 빙수 가게를 '미디어'로 운영하는 방법

설빙은 매장을 판매 채널이 아닌 미디어로 본다. 고객이 어떤 장면을 기억으로 가져갈지 먼저 상상하고, 거꾸로 공간과 메뉴를 설계한다.

설빙 매장 안에는 메뉴판, 인테리어, 직원의 서비스 방식이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이 요소들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면, 설빙의 접근은 조금 다르다. 각 요소가 고객의 기억에 어떤 장면으로 남을지를 먼저 묻는다. 신메뉴를 소개할 때도 재료의 질감이나 맛을 보여주는 것과 함께, 고객이 언제,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그 빙수를 먹을지 상상하며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한다고 밝혔다. 시원하고 달콤한 빙수라는 속성에, 여러 사람이 하나의 그릇을 나눠 먹는 즐거움과 정서를 더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브랜드 기억이 달라진다. 설빙을 떠올릴 때 특정 메뉴의 이름이 아니라, 친구들과 빙수를 가운데 두고 이야기를 나눴던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 제품이 아닌 관계의 기억으로 남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미디어로 설계한다는 말은, 고객이 들어오고 주문하고 먹고 나가는 전 과정이 하나의 콘텐츠가 된다는 의미다. 마케터가 이미지와 문구뿐 아니라 공간 안에서 고객이 하게 될 행동까지 기획해야 하는 이유다.

테라로사가 불편한 공간으로 충성 고객을 만드는 이유

테라로사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간판, 굽이진 동선, 앤티크 가구로 고객이 공간을 직접 탐색하게 만든다. 불편이 브랜드 철학과 연결될 때 그것은 특별한 경험이 된다.

테라로사 매장에 처음 가는 사람은 약간 헤맬 수도 있다. 간판이 눈에 잘 안 띄고 동선이 직선이 아니다. 오래된 앤티크 의자가 놓인 구석, 굽어지는 길 끝에서 갑자기 열리는 넓은 창. 고객은 공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발견해 나간다. 테라로사는 이것이 의도적인 설계라고 밝혔다. 카페는 커피를 마시는 기능적 공간이기도 하지만, 취향을 확인하고 주변과 연결되며 혼자인 시간에도 소속감을 느끼는 장소다. 테라로사는 이 공간에 탐색의 즐거움을 한 층 더했다.

단순히 불편한 것이 경험이 되는 건 아니다. 테라로사의 낯선 요소들은 '커피를 위한 공간'이라는 브랜드 철학 안에서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 고객이 감수하는 수고가 브랜드의 방향성과 연결될 때, 그 과정은 의미 있는 서사가 된다. AI가 최적 경로와 검색 결과를 제시할 수 있어도, 공간을 천천히 걸으며 예상치 못한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은 고객이 직접 시간을 써야만 완성된다.

AI 시대 브랜드가 지켜야 할 기준, 'Not To-do List'의 힘

설빙과 테라로사는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먼저 정한다. 이 기준이 트렌드가 바뀌어도 브랜드다움을 지키는 버팀목이 된다.

설빙은 'To-do List'보다 'Not To-do List'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밝혔다. 핵심 원칙은 "빙수를 단순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러 토핑과 소스가 층층이 쌓여 마지막 한 입까지 풍성한 맛을 내는 것이 설빙다운 제품이고, 이 원칙을 깨지 않는 것이 Not To-do List다. 트렌드는 매해 바뀐다. 미니멀한 음식이 유행할 때도, 극단적 단순함이 핫할 때도 설빙은 이 기준을 놓지 않는다. 덕분에 시즌마다 메뉴가 달라져도 고객은 설빙 특유의 경험을 기대할 수 있다.

테라로사도 마찬가지다. 공간과 콘텐츠를 확장할 때마다 '커피를 위한 공간'이라는 철학이 선택의 기준으로 작동한다. 가구, 동선, 문화 요소가 모두 커피 중심의 경험을 향해 연결된다.

AI가 마케팅에서 만들어내는 선택지는 앞으로 더 많아진다. 광고 소재, 타깃 설정, 채널 선택 — 이 모든 영역에서 AI는 수십 가지 옵션을 제시할 수 있다. 기준이 없는 브랜드는 모든 제안에 흔들리며 방향을 잃는다. 설빙이 말한 '좋은 질문'이란 결국 고객이 어떤 시간을 보내기를 원하는지를 다시 묻는 일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온라인 브랜드도 '시간 설계' 전략을 쓸 수 있을까요?

A. 가능하다. 온라인에서의 시간 설계는 '콘텐츠 여정'으로 구현된다. 상품 페이지를 읽으며 브랜드의 철학을 발견하게 하거나, 패키징 개봉 과정에서 특별한 메시지를 만나게 하는 것이 그 예다. 오프라인보다 접점이 짧은 만큼, 각 접점에서 고객이 어떤 감정을 가져갈지 더 정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Q. 'Not To-do List'를 만들 때 무엇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A. 우리 브랜드답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묻는 것부터 시작하면 효과적이다. 지금까지 잘 팔린 제품이나 캠페인에서 공통된 요소를 찾고, 그 요소를 없애면 브랜드다움이 사라지는지 확인하면 된다. 트렌드에 맞춰 변화를 주고 싶을 때마다 이 기준을 먼저 대입해보는 것이 핵심이다.

Q. AI가 캠페인 소재를 자동 생성하면 마케터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나요?

A. 설빙과 테라로사의 사례는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AI가 다양한 선택지를 빠르게 만들어낼수록, 그 중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릴지 판단하는 '브랜드 기준'을 세우는 일은 사람의 역할로 남는다. 설빙은 이것을 AI가 제시한 답 중 브랜드에 맞는 것을 고르는 기준을 갖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Q. 고객이 불편을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요?

A. 테라로사 사례에서 핵심은 '불편 자체'가 아니라 '불편이 브랜드 철학과 연결됐다'는 점이다. 굽이진 동선이 '커피를 위한 공간 탐색'이라는 가치와 일치하기 때문에 의미가 생긴다. 불편이 브랜드의 방향성과 무관하다면 그것은 그냥 불편일 뿐이다. 먼저 브랜드가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주고 싶은지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AI 시대의 브랜드 경쟁은 '시간의 품질' 싸움이다

설빙과 테라로사는 서로 다른 제품과 공간을 운영하지만 같은 방향을 향한다. 고객이 브랜드에 쓰는 시간이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AI가 고객의 탐색·이동·비교 시간을 줄여줄수록, 남는 시간을 어디에 쓸지는 고객이 직접 선택한다. 그 선택을 받는 브랜드는 효율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이유'를 가진 브랜드다.

설빙이 빙수를 단순하게 만들지 않고, 테라로사가 간판을 크게 달지 않는 것은 같은 이유다. 브랜드가 지켜야 할 기준이 있어야, AI가 제시하는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좋은 질문 하나가 AI 시대 마케팅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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